두 어 해 전부터 페이스북에 가입하라는 초중고 동창 친구의 말을 계속 씹어대다가, 서 너 달 전 쯤 날 잡아서 가입해보았다. 메신저로 다른 초중고 동창에게 가입했다며 친구 등록 해달라고 부탁했더니, 이 친구가 다른 초중고 동창과 선생님에게 내 페이스북의 존재에 대해 알렸고 서둘러 이들이 나에게 친구 신청을 해왔다. 이렇게 한 구석으로 물러나 있던 내 십대 과거가 다시 내게로 왔다.
(왜 초중고 동창일까. 내 십대의 대부분을 보낸 나라의 대부분의 학교는 유초중고를 한 학교에서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. 게다가 한 학년에 20명 반 두 개 밖에 되지 않아 학교 전체가 완전 패밀리 급.)
싸이 인터페이스와 비슷한 점도 다른 점도 있지만, 무엇보다 편한건 사진 올리기. 반 이상이 기혼에 부모가 되어 자기 가족 사진을 올렸더라. 싱글맘 친구가 있다는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, 싱글대디까지 있었다는 건 페이스북으로 처음 알게 되었고. 영어권 선생님들을 수입해다 가리키는 사립 학교에 다닌 애들답게 몇몇은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좀 받았는지 자기 사업을 하고 있었고, 동양 사람보다 더 나이들어 보이는 서양 사람답게 남자애들은 전부다 아저씨가 되어있었다. 여자애들은 의외로 비슷한 화장법에 비슷한 옷들을 입고 동창들 결혼식에 다녀서 그곳 결혼식에는 드레스&메이크업 코드도 있는 건지 궁금해지기도. (7년 거주 기간에 가본 그 나라 결혼식은 아빠 회사 직원 결혼식 딱 한 번 뿐이었다.)
최근에 이들 중 두 명이 결혼을 해 사진이 많이 올라오고 있고(페이스북은 내 일촌이 아니라도 내 일촌의 일촌이 올린 사진도 볼 수 있다) 무려 영어 선생님도 올해 마지막 날 결혼식을 치룰 예정이어서 준비 관련된 얘기를 자기 담벼락(이라고 하던가?)에 자주 올리고 있어서, 나도 그 분위기를 타 비록 5년 전이지만 결혼식과 신행 사진을 올렸다. 이들에게도 색다른 간접적인 경험이 될 거 같아서. 거의 정적 분위기인 내 싸이 미니홈피와는 다르게 속속들이 댓글이 올라와 재밌긴 한데 전통 혼례 사진 보고 뭐하는 거냐고 의미를 알려달라고들 해서 좀 난감. 나도 잘 모르겠거든 ;;;
옛날 사진도 많이 공유되는 데, 볼 때 마다 정말 한 때 난 저 곳에서 저렇게 공부하고 생활했었지, 새삼스럽다. 학교 졸업생 페이스북도 있어서 등록해보니 나랑은 생김새가 다른 많은 아이들이 내 후배란 생각에 참 낯설었다. 생각보다 동양계 애들도 잘 안보이고. 게다가 난 졸업식 전에 한국에 와서 사진도 못찍었으니 기록에도 없다.
과연 모교를 방문하고 이들을 다시 만날 날이 오긴 할까. 나중에 내가 바로 옆 나라에서 근무했다는 사실을 안 애들은 그러고선 한 번도 안놀러왔다며 날 거의 죽이려 하던데 ;;; 중국 여행 해 본 애들도 두 명이나(!) 되니 언제 또 인연이 될지도 모르겠다.